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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선교에 있어서 교회의 역할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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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날짜0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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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선교정책세미나

주제강연 1. 장애인 선교에 있어서 교회의 역할과 가능성
박종삼 교수(숭실대학 사회사업학과, 한국사회복지대학협의회 국제분과 위원장)

Ⅰ. 한국 교회에서 장애인의 위치

하나님의 나라에서 장애인은 항상 정상적이며 중요한 구성요원으로 존재해 왔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었고 예수님이 의도하시는 하나님나라의 본질적 구성요소였다. 장애(disability)의 의미를 세속 학문적 차원에서 정의한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능력의 결함을 가져오는 신체구조상의 결함을 가리킨다(E.D. McBride, 1985)."라고 단순히 이해한다든가 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의한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간에 신체적·정신적 불완전으로 인하여 일상의 개인 혹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것을 스스로 완전히 혹은 부분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사람"만으로 이해한다면 '하나님의 나라(Kingdom of God)'에서의 장애의 정의로는 부족하다. 그것은 영적 차원에서 볼 때 교인들을 포함한 모든 인간은 죄와 허물로 얼룩진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장애를 지닌 우리를 사랑과 섬김의 대상으로 삼으셨다. 장애가 신체적·정신적·영적 그 어느 차원에 있든지 간에 그 장애는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우리의 생명, 곧 하나님의 생명의 온전성(wholeness)을 회복케 해야한다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의 사역(ministry)이 하나님의 나라 특히 믿음의 공동체에 주어졌다는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비록 우리 나라에서 장애인 선교가 시작된 지 벌써 100여 년이 지났고, 근래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장애인 선교가 이루어진지도 20여 년이 지났다고 하지만, 한국 교회에서 장애인이 차지하는 위치는 일반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받고 있는 편견, 차별, 멸시, 냉대 등 여러 가지 부정적 태도와 별로 구별이 안 되는 입장에 서 있다. 신·구약 전체를 통해서 하나님 나라에서 장애인이 어떻게 영접되었는지에 대하여 총 163회(구약 89회, 신약 74회)나 등장하고 있다. 성경에 나타난 장애인에 관한 말씀들은 시각장애인, 지체장애인, 청각장애인, 정신장애인 등 그 구체적인 인간의 장애를 거론하면서 그 장애에 대한 인간적 고뇌와 이해에 대하여 영적 이해를 제시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는 장애에 관한 진지한 성경적 이해를 위한 노력의 부족과 '장애선교신학'을 정립하지 못한 과오를 범하고 있다. 이 결과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는 장애인 선교에 대하여 소홀히 해왔고, 또한 교회공동체 안에서마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알게 모르게 범하여 왔다.

장애인들이 교회에 가서 예배에 참석하고 집에 와서 교인들이 대하여준 태도들에 대하여 어떻게 느꼈는지 교회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장애인들이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그들의 위치를 확보시켜 줌으로써 장애인들이 세상과는 차별되는 하나님나라에서만이 체험될 수 있는 스스로의 존재의 존귀성, 더불어 함께 하는 믿음의 공동체,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신의 역할과 기능을 당당히 찾는 그러한 영적 체험을 갖게 하며, 이러한 신앙적 체험이 편견과 차별로 가득 찬 이 세상을 뚫고 나갈 힘과 축복의 근원이 되어졌는지 교회공동체는 질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세속 사회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으로 변천되어 왔다. 고대사회에서는 조롱거리와 학대의 대상, 중세사회에서는 종교적 자선의 대상 또는 교육 대상, 근세사회에서는 수용 및 지역사회에서 봉사할 공민 대상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는 시민권을 가진 대상, 혹은 사회적 통합의 대상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타인과의 권리뿐 만 아니라 특수한 권리를 가진 존재로 보는 경향으로 발전되어 오고 있다. 하나님의 자연계시를 통해서 인류의 문명과 인간의 양심은 장애인에 대하여 보다 더 생명존중의 인도주의적 시각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교회공동체의 경우 신·구약을 통한 특별계시를 통하여 인류사회가, 특히 믿음의 공동체가 어떻게 장애인을 대할 것인지에 대하여 명시해 주었다. 물론 복음을 지닌 신앙인들이 사회 속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갖도록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어찌하여서 교회 안에서 장애인 선교에 대하여 적극적인 태도를 갖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함께 고찰할 과제이다.

물론 한국 교회는 장애인 선교에 대하여 그 선교초기부터 관심을 갖고 미약하나마 꾸준히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다. 비록 장애인 선교가 장애인 봉사나 자선에 머물러 있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선교는 아니라고 해도 장애인에 대한 관심의 표시는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고 본다. 특히, 한국기독교회협회(KNCC)에서 '장애인 주일'을 제정하고,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등의 대형 교단에서 '장애인 주일'을 제정하여 지키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이러한 '장애인 주일' 제도를 통하여 장애인 선교(봉사)에 관심과 실제적인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는, 보다 더 진일보적인 선교프로그램의 개발이 개 교회, 교단, 장애인 선교 전문단체에 의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도전과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 이미 100여 개가 되는 장애인 선교단체들이 조직되어 나름대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커다란 축복이며, 한국 교회와 교인들이 장애인 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소명에 능동적으로 대하고 있다는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특별히 금번 "장애인선교정책세미나"를 개최하는 '세계밀알연합회'가 한국과 미국은 물론 캐나다, 중국, 호주, 유럽, 러시아, 뉴질랜드에 이르기까지 장애인 선교를 확장시켜 나가며 우리 나라 장애인 선교에 선봉적 역할을 감당해 온 것은 하나님나라에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와 같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장애인 선교활동이 한국 교회, 교단, 기독교계, 신학교육계 내에서 핵심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어서 장애인 선교회들과 한국 교회가 협력하여 보다 효율적인 장애인 선교를 펼쳐나가지 못하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물론 선교단체들과 교회는 장애인 선교활동을 위해 기도, 후원, 자원봉사, 프로그램 개발 등 여러 측면에서 함께 노력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 지도자들, 교단 지도자들, 한국 교회협의회 지도자들이나 조직·기관 차원에서 장애인 선교를 위한 협력체계를 장애인 선교단체들과 구축하는 일은 시급한 선교적 과제로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주제강연, 곧 "장애인 선교에 있어서 교회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한 발제 방향은, 교회 안에 잔존하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 문제를 신앙적 차원에서 극복하도록 장애인 선교에 대한 신학정립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로써 보다 더 긍정적인 차원에서 장애인 선교에 임할 수 있는 터전을 먼저 제시해 보려고 한다. 그 다음 한국 교회의 장애인 선교가 장애인의 삶의 과제와 연결 지어 선교의 내실과 효과성을 증진시키는 방향을 제시한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선교와 복지의 이원론적 갈등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21세기 한국 교회가 장애인 선교를 펼쳐나갈 몇 가지 패러다임(paradigm)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교회와 선교 단체가 함께 장애인 선교정책과 활동을 전개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Ⅱ. 장애인 선교에 대한 한국 교회신학 정립 방향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정체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예수님은 "소경이 보며 앉은뱅이가 걸으며 문둥이가 깨끗함을 받으며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마 11:5)."고 장애인들의 고통을 풀어줄 메시아로서의 증거를 말씀하였다. 장애인 선교는 예수님께서 직접 행하신 사역이다(눅 7:21-23, 17:14, 18:42 ; 마 8:3, 9:30 ; 막 7:35, 8:25 ; 요 9:7 등). 선교는 신학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신학은 어디까지나 성경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장애인 선교영역에서는 성경에 나타난 장애인관(觀)에 대하여 여러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왔다(이계윤, 1996). 그러나 이러한 접근들은 장애인 선교에 대한 여러 가지 핵심적 성경 말씀을 체계적으로 고찰하여 오고 있지만 아직도 고백하고 생활화 할 수 있는 장애인 선교신학으로 완전히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교회공동체는 장애인 선교활동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소명임을 듣고, 깨달으며, 실천에 옮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본다. 몰트만의 "하나님나라는 이 세상에서 예수님과 더불어 가난한 자, 장애인에게서 시작된다(유르겐 몰트만, 곽숙희 역, 하나님 나라와 봉사의 신학. p. 75)."라고 하는 주장은 우리에게 매우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장애인 선교에 대한 한국 교회신학 정립 방향은 적어도 다음 세 가지 측면을 변수(variables)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장애인 선교에 대하여 어떻게 계시해 주셨는지에 관한 성서신학

둘째, 선교의 주체이며 또한 대상인 장애인 자신들의 영적·육체적 문제들을 담보한 구원론(신학)

셋째, 장애인이라는 특수한 선교의 대상을 두고 선교의 사명을 감당할 신앙공동체(교회, 선교단체, 가정 등)와 관련된 교회론(신학)

이상의 세 가지 측면의 변수가 장애인 선교신학 정립에 기본적인 요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곧, 하나님·인간(장애인)·교회(섬김의 신앙공동체)라는 측면의 요소가 장애인 선교신학 정립에 주축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본 주제강연에서는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셨고, 또 교회로 하여금 어떻게 대하여야 한다는 성경적·신학적 논의는 이미 장애인 선교영역에서 많이 다루었기 때문에 다루지 않기로 하며, 두번째 요인인 장애인 자체에 대한 신학정립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논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장애인 선교는 장애인의 영적 구원을 중심으로 그리고 장애인의 복지문제(신체·심리·사회)를 해결해 주는 것을 중심으로 토론되어 왔다. 두 개의 큰 축을 두고 교회나 선교단체에서는 '선교'와 '복지'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논쟁의 제기가 곧 장애인 선교신학의 정립을 필요로 하게 된다고 본다. 선교와 복지를 이원론적 시각에서 볼 것인지 또는 복지는 선교에서 분리될 수 없다는 일원론적 시각에서 볼 것인지는 곧 신학의 문제이다.

교회공동체가 도전 받고 있는 장애인 선교는 상호 연관되는 두 개의 큰 축으로 이루어진다. 그 하나는 장애인의 영적 구원이고 또 다른 하나의 축(軸)은 장애인의 육체적·물질적(복지) 요구(needs)의 충족이다. 장애인 선교에서 이러한 두 가지 요소는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장애인 선교에서의 이러한 '불가분성(不可分性)'은 성경이 주장하는바이고, 또한 구속의 대상이 되는 인간실존, 특히 장애인의 존재와 삶에서 나타나고 있다. '불가분성'의 선교의 명제는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우리에게(장애인에게) 찾아오셨다는 '도성인신(incarnation)'의 기독론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장애인 선교를 계획하고 실시함에 있어서 장애인 선교신학의 내용 중 이 불가분성을 인정한다면 교회의 장애인 선교전략과 전술도 여기에 따라야 할 것이다. 영적 구원의 사역(ministry)이나 복지문제 해결의 사역은 모두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선교사역이다. 이상적인 것은 장애인 선교사역자들이 장애인의 영적·육체적 구원을 도울 수 있는 전문훈련을 받고 경험과 지혜를 겸비하고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회공동체는 영적 구원의 사역, 그리고 장애인 전문 선교단체는 영적 구원 그리고 동시에 복지문제(장애)를 다룰 수 있는 전문성을 겸비하고 있다. 장애인 선교요원 중에는 영적 구원의 전문성, 또는 복지문제 해결의 전문성을 지닌 사람도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장애인 선교가 교회, 장애인 선교단체, 교계들 사이에서 고도의 '팀 사역(team ministry)'을 조직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전제를 받아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적·육체적 구원의 불가분성을 인식하고 각자의 전문성과 은사를 동료 사역자들(team members)과 함께 모아서 장애인을 위한 하나님의 선교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장애인 선교의 다학문적(interdisciplinary), 복합적, 협동적 측면은 장애인 선교신학의 정립을 통해서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선교사역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장애인 선교신학을 정립하기 위한 방향모색을 '생명·사랑·섬김'이라는 역동적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이미 거론된 것으로 성서신학에 계시된 '하나님의 생명'을 중심으로 보는 장애인 선교사역; 구원론의 입장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 선교사역; 그리고 교회론의 입장에서 '하나님의 섬김'을 위임으로 실천해야 하는 장애인 선교사역의 맥락에서 장애인 선교신학 정립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복음서에서 그리스도의 사역을 통해서 분명히 드러나 있다. 예수님의 복음사역은 자신이 생명의 주(主)가 되시며, 하나님과 이웃사랑을 최대의 계명으로 그리고 섬김의 종(從) 되심을 말씀과 생활로 나타내셨다. 예수님의 사역은 곧 "생명·사랑·섬김"이라는 핵심적 요소들로 이해될 수 있다.

장애인 선교의 과제가 적극적으로는 그들의 영적·육체적 구원이며, 소극적으로는 그들에 대한 세상(교회를 포함한)의 편견, 차별, 냉대 등의 해소와 장애인들의 영적·육체적 구원이 성취될 수 있는 환경(가정, 교회, 지역사회, 학교, 직장 등)의 개선 등으로 본다면 이는 인간의 생명 곧 '하나님의 생명'을 중심으로 장애와 비장애(非障碍)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신학정립이 가능하다. 또한 장애인 선교사역의 핵심은 우리가 확증한(affirmation) '생명'에 어떻게 '사랑'의 조건을 만들어 주느냐의 장애인 선교신학 정립의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선교사역은 '섬김'의 신학을 요한다. 장애인의 생명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누가 그리고 어떻게 사역하느냐의 섬김의 신학이다.

장애인 선교신학 정립의 방향을 생명의 신학, 사랑의 신학, 섬김의 신학으로 묶어서 정립한다면, 교회가 장애인 선교에 참여하여야하는 사역 동기(motivation)유발, 사역 능력(capacity)개발, 그리고 사역 기회(opportunity)의 창출은 분명히 이루어지며, '선교인가, 복지인가'라는 이원론적 선교과제 갈등도 해결될 줄 믿는다.

Ⅲ. 장애인의 삶의 과제와 한국 교회의 장애인 선교

하나님의 나라에서 핵심적인 선교의 주최는 교회이다. 또한 교회의 핵심적인 역할과 기능은 선교이다. 교회가 실시하는 선교의 대상은 모든 사람과 민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차원과, 가난한 자, 병든 자, 장애인 등 구체적인 대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회의 장애인 선교는 장애인 자신의 삶의 과제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님의 선교는 인간의 실존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인간이 제시하는 문제를 놓고 그 문제의 최선의 해결 방법으로 하나님의 방법을 인간에게 선물로 주셨다. 이 사실은 예수님의 사역을 통하여 또렷하게 나타났다. 예루살렘과 유다와 사마리아 지역에 사는 다양한 인간의 문제를 인정하시고 그것에 대한 복음의 해결책을 제시해 주셨다. 그래서 예수님은 인간의 문제해결의 최선책으로 '그 나라와 그 의(義)'를 구하라고 말씀하셨고 그의 교회를 향하여서도 하나님의 선교는 "그 나라와 그 의(義)"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교회사(敎會史)를 살펴보면, 하나님의 선교보다는 교회의 선교, 하나님의 '그 나라와 그 의'의 방법보다는 교회의 방법으로 선교사역을 하려고 하였다. 예수님 자신도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이룩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듯이 교회도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두신 신앙공동체이며 제도이다. 교회사에서 로마 카톨릭 교회는 교회의 권위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하나님의 선교도 그리고 선교의 대상인 인간도 망각한 적이 있으며, 오히려 하나님과 인간을 교회 권위 유지에 종속시키는 경향도 있었다.

개교회주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한국의 개신교도 이러한 잘못을 범하지나 않는가 성찰할 필요가 있다. 즉, 장애인 선교의 경우 그 선교의 목적, 전략과 전술이 그 개교회가 원하는 것인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인지, 또는 장애인 자신들이 원하는 것인지를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장애인 선교를 하는 한국 교회는 장애인 선교신학에 입각하여 장애인 자신이 원하는 영혼·육체의 구원을 위해 실시하여 왔는지에 대하여 의심이 가게 된다. 교회는 장애인을 향하는 하나님의 선교와 하나님을 향하는 장애인의 간절한 영적·육체적 요구의 중간에 서서 장애인의 생명에다 하나님의 사랑을 먹여주는 섬김의 사역을 담당하는 역할과 기능을 감당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애인의 삶의 과제에 대하여 교회는 직시하고 장애인 선교를 계획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교회의 장애인 선교에서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이 교회의 어떤 이웃(선교의 대상)인가라는 질문 대신에 교회는 장애인을 위해 어떤 이웃(섬김의 공동체, 선교의 공동체)인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여기에서 장애인들은 삶의 과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핵심적인 선교과제를 던져줄 것이다.

첫째,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닌 존재로 인정해 달라는 교회를 향한 선교과제이다. 장애인도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그리고 하나님의 생명을 받은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을 누릴 존재임을 교회는 신앙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교회가 선포하는 복음에는 장애인도 우리의 형제이며, 동역자이고, 하나님나라의 핵심분자임을 신앙고백으로 만방에 전파할 선교적 과제를 갖고 있다. 이것은 곧 하나님의 생명의 신학을 성경에서 반드시 발견해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 장애인의 삶의 과제는 사회나 교회 내에서 만연되어 있는 편견, 차별, 냉대 등을 극복하는 일이다. 장애인들은 자신의 제한된 신체적·정신적 기능을 극복하는 일만도 힘에 겨운데 교회나 사회는 오히려 이들에게 편견과 차별로 장애보다 더 어려운 짐을 더해주는 과오(죄)를 범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을 위하기보다는 오히려 영적 장애를 지닌 비장애인(교인)의 죄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장애인의 선교가 될 수 있다. 생명의 신학, 사랑의 신학, 섬김의 신학은 이와 같은 편견과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성령의 역사를 촉진케 해 줄 수 있다. 이 사역은 장애인을 위한 것이라고 하기보다는 교인을 위한 것이다.

셋째, 장애인은 장애 자체를 극복함에 있어서 사회와 교회의 도움을 필요로 하며, 이를 선교의 내용으로 삼아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 선교과제를 위해서도 교회는 장애인의 생명존중 신학, 장애인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사랑의 능력의 신학, 그리고 장애인이 장애를 극복하고 재활 할 수 있는 섬김의 신학을 정립할 때 장애인을 돕는 선교사역의 동기가 유발될 것이다. 교회는 교회 자체에서 할 수 있는 일, 교회가 장애인 전문기관이나 선교 전문단체와 협력하여 할 수 있는 사역, 그리고 장애인 가족을 향한 사역을 생각할 수 있다. 장애인선교비, 자원봉사활동, 장애인 선교 교육과 훈련 등은 모두 장애인의 삶의 과제에 대한 하나님의 복음과 관련지어 교회가 장애인 선교를 실시하는 길잡이가 되어져야 한다.

넷째, 장애인이 교회를 향해 원하는 것은 의료재활, 교육재활, 사회재활 등을 통한 직업재활을 선교과제로 삼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 선교신학의 '생명·사랑·섬김'은 곧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이 사회에서 직업을 갖고,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자랑스럽게 살아가며 자립하는 것이다. 교회 공동체의 영적 재활의 선교과제는 상기한 재활들과 관련을 맺을 때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된다. 전인적 재활의 중심은 영적 재활에 있는데 이것은 영적 차원이며 이것이 인간의 삶으로 나타날 때는 의료·교육·사회·직업 재활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곧 이러한 재활의 선교사역을 통해 영적 재활에까지 이르게 하는 것이 장애인 선교의 핵심이 된다고 본다.

다섯째, 장애인들은 교회공동체에 속하여 장차 누릴 하나님나라에서의 삶을 체험하고 이것이 그들의 신앙과 소망으로 연결되어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재활을 성취하려는 노력의 밑거름이 되어 질 수 있도록 교회가 장애인을 위한 생명의 공동체, 사랑의 공동체, 섬김의 공동체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이것은 교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선교적 과제이다. 영적 구원을 목표로 삼는다면, 교회는 영적 공동체, 곧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신앙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이 영적 공동체가 생명·사랑·섬김 공동체의 실체로 장애인과 함께 할 때 장애인은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소망을 갖게 될 것이다.

Ⅳ. 21세기 장애인 선교를 위한 교회의 역할과 기능

지금까지 장애인이 한국 교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문제로 제기하고, 이를 극복하고 보다 효율적인 장애인 선교를 펼치기 위한 장애인 선교신학 정립의 방향을 모색하였다. 그리고 한국 교회의 장애인 선교의 내용이 교회 중심보다는 하나님과 장애인 중심의 맥락에서 장애인의 삶의 과제를 선교 과제의 내용으로 삼아야 한다는 고찰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한국 교회가 어떤 장애인 선교를 펼쳐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교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몇 가지 패러다임(paradigm)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시하고자 하는 패러다임의 이론적 준거 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장애인을 향하는 하나님과 교회는 어떠한 신학적(선교적) 관계를 정립하여야 하는가 하는 선교신학 이론이다.

둘째, 교회의 장애인 선교가 사회통합적 차원에서 어떻게 정립되어져야 하는가 하는 선교복지적 이론이다.

셋째, 교회공동체가 효율적인 장애인 선교를 전개하기 위하여 어떠한 역할 분담과 또한 기능적 협력 체계를 어떻게 이룩하느냐 하는 선교신학적 이론이다.

이상과 같은 이론적 준거 틀을 토대로 삼고 본 주제에 입각하여 21세기 장애인 선교를 위한 교회의 역할과 기능이라는 맥락에서 다음과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교회는 21세기 장애인 선교를 위한 신학적 패러다임을 제시하여야 한다. 본 발제자는 이 문제에 대하여 여러 번 언급하였다. 장애인 선교신학의 패러다임을 구성한 신학 이론들의 요소들이 교계, 장애인 전문선교계, 신학계, 장애인계, 기독교 복지학계 등 모든 관계 요인들이 함께 모여서 포괄적이면서도 전문적인 선교 과제들이 신학의 내용으로 정립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협의회(KNCC)나 장애인선교협의회(가칭) 등 책임 있는 교회기관과 지도자들이 선정되어 연구되고 논의가 진행되면서 장애인 선교신학의 패러다임이 정립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특별히 여러 분야에서 선교의 경험과 지혜를 축적한 장애인 선교사들의 참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장애인 선교신학의 정립과 함께 교인의 장애인 선교요원화 교육과 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 먼저 교인들이 갖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신앙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어져야 한다. '생명존중 교육(학교)', '장애인의 이웃학교' 등은 그 패러다임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교회학교의 구조를 융통성 있게 변경하여 일년 중 한달(4-5주) 기간을 "장애인의 이웃학교"로 칭하여 집중적으로 교인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21세기의 교회학교 교재가 지금까지의 일반 성경이론에 머물지 말고 장애인 선교와 직결되는 내용을 포함시켜 교인들에게 체험교육을 시키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회의 장애인 선교는 장애인의 전인적 재활이라는 관점에서 사회의 장애인 전문 복지기관, 교육기관 그리고 특히 장애인 선교단체(예: 밀알선교단 등)들과 함께 사회통합적 선교 패러다임이 제시되어져야 한다. 이는 장애인 선교신학과 교회신학에 대한 사회통합적 시각을 갖게 하는 새로운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교회 장애인 선교의 기능과 사회의 장애인 복지 기능과의 기능적 통합을 장애인의 영적·복지적 재활이라는 관점에서 통합이 모색되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교회는 장애인의 영적 구원이라는 주된 역할을 감당하며 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의 여러 가지 재활프로그램에 영적(기독교적) 관점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의 사회 통합을 위한 사회복지적 접근으로, ① 인식 개선사업, ② 법령의 제정과 개혁, ③ 시설에 대한 지원, ④ 보호작업장 설치와 운영, ⑤ 장애인 공동생활 등을 거론하고 있다. 교회의 장애인 선교사역은 이러한 사역(과제)들을 가능한 범위 안에서 교회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방법, 교회가 장애인 전문 선교기관을 조직하여 진행하는 방법, 그리고 교회는 외부에서 행하는 장애인 재활 사업을 간접적으로 돕는 방법 등 다양한 패러다임이 제시될 수 있다. 여기에서 강조되어져야 할 사실은 21세기의 장애인 선교를 위한 교회의 활동이 장애인들을 동정의 대상으로 한 일시적인 자선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선교에서 하나님이 결단코 용납치 않을 것이며, 장애인 자신들이 그러한 선교활동을 거부할 것이다.

넷째, 교회가 21세기에 펼쳐야 할 장애인 선교는 선교단체들, 교회들이 협력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곧, 기독교계에서 장애인 선교를 통합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모색되어져야 한다. 지교회, 교단, 교회협의회, 장애인 전문 선교단체, 장애인 복지 선교단체 등 다원화될 수밖에 없는 장애인 선교의 여러 부분들을 어떻게 의미 있는 기능적인 통합체로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 21세기 교회가 갖는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다.

지금까지 발제된 내용을 하나님의 뜻대로 교회가 역할을 맡고 기능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먼저 신앙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성령의 충만함을 얻고 영적 선교공동체가 되어질 때, 장애인 선교·복지의 과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성취될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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